구입한지 2년에서 몇달 지나자마자 잘 쓰던 헤어드라이기가 갑자기 동작을 하지 않는다.
제품은 필립스 제품(HP8270)으로 당시에 AS까지 생각해서 꽤 고사양의 필립스 모델로 구입했었는데, 기존에 10년 넘게 쓰던 듣보잡 드라이어보다 더 빨리 고장이 났다.
드라이어에 적혀 있는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먼저 AS기간이 2년이므로 당시의 영수증과 함께 서비스센터에 가져오라고 한다.
2년전에 산 드라이어의 영수증을 어디서 구하냐고 물었지만, 규정이 그렇게 되니 어쩔수 없다며, 영수증이 없으면 기기의 제조번호로 기기가 생산된 날로부터 계산을 한다고 한다. (보통 제조번호는 유통기간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구입일보다 훨씬 빠른 날짜이다.)
어쨋든, 다행인지 불행인지 예전에 메모해 놓았던 이력이 있었고, 이를 보고 구입했던 쇼핑몰을 찾아서 어렵게 영수증을 프린트하였다.
구입내역을 보니, 구입한지 2년 7개월정도 지난 상태였다.
주변에 Philips 서비스센터가 없을 경우에는, 이마트 고객센터에 맡겨 놓으면 일주일에 1~2회씩 수거해간다고 한다.
집 주변에 있는 이마트 고객센터에 프린트한 영수증과 함께 드라이기를 맡겨 놓으니, 몇 일이 지나 연락이 왔다.
통화 내용은 대략 이렇다.
"당신이 구입한 제품은 교환만 가능하고 수리가 되지 않으며, 현재는 AS기간인 2년이 지나서 유상서비스대상이며, 교환하려면 구입했던 가격의 돈을 내야 하겠어. 그 돈주고 교환할래?"
이런 상황(말이 교환이지 새로 사라는 내용.)에서 누가 그 돈을 주고 교환하겠냐고 따졌지만, 자기들이 해줄수 있는건 없다며 교환할지 말지 알려달라고 한다.
당연히 교환하지 않겠다고 하고 몇일후에 이마트 서비스센터에서 다시 받아든 드라이어에는 "고객수리거부"라는 종이가 붙어 있어 황당함을 더했다.
사람들이 필립스를 선택하는 이유는 조금 비싸더라도 믿을 수 있는 품질과 AS일 것인다. 이런 믿음이 금이가는 상황이었다.
"필립스의 2년 AS보장은, 2년동안만 동작하고 2년후에 고장나기 쉬우며 그 때는 새로 사!"라는 내용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런 사태를 겪고 나니, 얼마전에 다른 브랜드의 에어프라이어보다 비싸게 산 필립스 에어후라이어도 반납을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ㅜㅜ
아무튼 다시는 필립스 제품을 사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고장난 드라이어를 분해해서 고쳐보기로 했다.
드라이기 제품은 단순한 구조를 가지는 특성으로 인해, 손잡이 쪽에 연결된 선이 단선이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 부분만 다시 연결해주면 정상동작 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10년 넘게 쓰는 듣보잡 드라이기가 고장이 안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사가 박혀 있는 구멍이 플라스틱두껑으로 나사가 보이지 않도록 막고 있다.
두껑을 어렵게 빼어내고 나사를 보니, 생전 처음보는 나사모양이다. 집에 있는 십자드라이버나 일자드라이버로 열 수 없도록 해놓았다.
자체적으로 고칠 수 있는 것조차 원천 봉쇄해놓은 PHILIPS가 존경스럽다. 설령 어렵게 자체적으로 고친다고 해도 더 이상 꼴도 보기 싫어서, 수리고 뭐고 다 필요 없다 생각하여 버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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